우리나라만큼 배달 음식이 발달한 곳이 있을까? 전화 한 통이면 새벽에도 맛있고 따끈따끈한 음식을 집까지 배달해주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터치 몇 번이면 주문부터 계산까지, 심지어 배달 시간과 배달원의 위치까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내 손에 야식이 들려있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앱을 열고 잠시 구경만 한다는 게 주문까지 이어져 늦은 시간에도 야식을 먹게 된다는 것. 그들이 이야기하듯 배달의 편의성 때문에 이전보다 야식을 많이 먹게 된 걸까? 어찌 되었든 늦은 밤에 먹는 걸 즐기는 인구가 늘어난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저녁 시간을 즐기기 위한 야식 섭취가 병적인 증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야식 증후군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량이 하루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증상을 가리킨다. 이는 1955년 미국의 albert stunkard 박사가 처음으로 발표한 것으로, 섭식 장애로 인정이 되지는 않았지만 음식에 대한 집착, 생각과 다른 행동, 통제 불능 등의 여러 증상이 발생하며 비만이나 우울증 등의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전체 인구의 약 1~2%는 이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고 추측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비만 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의 약 6%가 야식 증후군이라고 한다. 매일 밤 음식 사진이나 배달 앱을 들여다보는 사람 중 누군가는 이 증후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증후군인 사람은 대개 아침에 식욕이 없고 저녁에 과식하며 잠에서 자주 깨는 등 수면 리듬에 문제가 있다. 또한 무언가를 먹어야 잠이 올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며, 저녁 시간에 우울한 기분을 먹을 것으로 풀려고 한다. 야식으로 선택하는 음식은 대부분 기분을 좋게 만드는 탄수화물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사실에 주목하며, 야식을 먹는 것이 우울한 기분을 스스로 회복하려는 무의식적인 시도라고 보기도 한다.
야식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위해서는 밤에 먹게 된 이유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균형적인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이 원인이라면 식사계획을 세워 세끼를 고루 섭취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과일과 채소, 견과류 등을 간식으로 먹어주면 좋다. 스트레스가 문제라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명상, 반신욕 등으로 마음을 안정시키고 다양한 취미활동을 통해 일상 속 즐거움을 발견해보자.
하이닥 영양상담사 박수정 영양사는 건강q&a를 통해 “고열량, 고지방 식품을 밤늦게 지속해서 섭취할 경우 비만, 수면 장애, 위장 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으니 줄이는 것이 좋다”며 “밤늦게 먹으면 소화 작용으로 인해 숙면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잠들기 3~4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치고, 배가 고프다면 무리하게 참는 것보다는 물, 우유, 두유, 방울토마토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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